북중미 대회부터 국가대표 배출 클럽에 총 4천600억원 지급키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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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이 대회 참가 선수를 배출한 클럽에 주는 보상금이 대폭 늘어난다.
영국 BBC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클럽 보상금을 3억5천500만 달러(약 4천609억원)로 증액했다고 28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회 참가 선수를 배출한 클럽에 지급된 총액 2억900만 달러(약 2천714억원)에서 약 70%나 늘어난 금액이다.
예를 들어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잉글랜드)은 카타르 월드컵에 11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해 280만 달러(약 36억원)를 보상금으로 받았는데, 새 보상안에 따르면 약 61억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2026년 북중미 대회와 아직 개최국이 정해지지 않은 2030년 대회에서 이번에 새로 책정된 수준의 보상금이 집행된다.
체페린 UEF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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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진행된 유럽프로축구클럽협회(ECA) 총회에 참석해 나세르 알켈라이피 ECA회장과 보상금 증액에 합의하고 관련 양해각서에 사인했다.
보상금 증액을 발표할 때는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FIFA가 클럽 보상금을 크게 늘린 것은 월드컵 확대 움직임에 반발해온 유럽 클럽들과 UEFA에 대한 '화해 제스처' 성격이 짙다.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을 2년 주기로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이는 유럽 클럽들과 UEFA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신 FIFA는 월드컵의 4년 주기 개최를 유지하되 북중미 대회부터 참가국 수를 48개국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월드컵이 열리지 않는 짝수 해에 4년 주기로 '클럽 월드컵'을 개최하기로 했다.
알켈라이피 EC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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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리그와 선수 노조가 '살인적인 일정' 등을 이유로 클럽 월드컵 개최에 반대하고 있지만, UEFA와 ECA는 FIFA의 구상을 지지하기로 했다.
그 밑바탕에는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가 끈질기게 추진하고 있는 '슈퍼리그' 출범을 막아야 한다는 UEFA와 ECA의 공감대가 있다.
슈퍼리그는 유럽 축구의 전통적인 '열린 피라미드' 시스템을 사실상 거부하는 새 대회다.
2021년 4월 출범을 시도했다가 무산됐지만, 레알 마드리드 등 3개 구단은 UEFA를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소하는 등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UEFA는 슈퍼리그가 출범하면 챔피언스리그(UCL)를 정점으로 하는 운영 체계가 뿌리부터 흔들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알켈라이피 회장은 "2021년 4월의 안타까운 사건을 돌이켜보면, 2년 동안 ECA와 UEFA의 관계는 완전히 달라졌다. 오늘날 두 단체는 신뢰와 존중, 공동의 관심사를 두고 있다"면서 "ECA는 엘리트 축구뿐 아니라 전체 축구 피라미드를 위한 번영과 분배를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는 단체가 되겠다"고 말했다.